아버지 모시고 미카엘 신부님이랑 쌍계사 벚꽃길 다녀왔어요.
벚꽃하면 하동 쌍계사 벚꽃길이 유명하지요
아버지 모시고 신부님이랑 같이 하동으로 갑니다.
이번주가 벚꽃이 만개할거라고
이곳에 사시는 분에게서 들었다며
주말엔 너무 붐빌것 같으니 평일인 오늘 출발을 합니다.
가는 길에는 아직 벚꽃이 이른 듯 꽃망울들만 스쳐 지나가고~
다음주에 올걸 그랬나?
사진찍기 좋은 녹색명소에서 먼저 아버지랑 신부님~
굽어 돌아 흐르는 섬진강.
섬진강은 유일하게 4대강 사업에 들어가지 않아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신부님이 그러네요.
나도 아버지랑 같이~
순하디 순한 여린 잎을 드러내는 나무들이랑 섬진강이 멋집니다.
이쁘게도 담았네요.
울 미카엘 신부님 사진 담는 솜씨는 여전합니다.
몽실 몽실 보이는게 녹차 나무입니다.
쌍계사 벚꽃길에 들어섭니다.
대형 버스가 앞을 가로 막아서 멀리 떨어져서~
지리산 국립공원 하동 분소 앞 생태탐방공원에서~
쌍계사는 걸음이 조금 불편하신 아버지랑 같이 가기는 무리일것 같아
생태탐방공원 한바퀴 돌며~
나이드신 어르신들은 대부분 여기서 휴식을 취하고 계시네요.
다리를 건너 쌍계사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려는데 자리가 없네요.
평일인데도 벚꽃 보러 많이 오셨나 봅니다.
우린 한식당에 들러 제첩정식이랑 산채정식을 시키고 앉아 있는데
아버지께서
저기 보이는 체중감량시키는 곳은 우째 체중을 감량시키노?
나도 모르겠는데요? 아버지~
식당에 왠 체중감량실?
주차 시키고 온 신부님한테
저기 체중감량실이 뭔지 알아요?
울 신부님
딱 보이 알겠구만 화장실이라는 뜻이구만요.
식당 직원한테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으니 바로 체중감량실을 가리킵니다. ㅎ
아버지랑 한바탕 웃었네요.
맞네요 체중감량실 ㅎ
점심 먹고
녹차 시배지 가는 길에 벚꽃들을 담아 보고~
울 아버지
이 꼬츤 무슨 꼬치고?
하이고 참~
아버지는 개나리도 모르신다고?
노오란 향 맡고 계신 울 아버지 은근 귀여우시지요.ㅎ
두번이나 녹차 시배지 간다고 갔는데 못찾고 돌아 오곤 해서
이번엔 기필코 꼭 찾아서 들러야지~
도로 옆에 바로 있었네요.
걸어 오니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지난번엔 차로 가니까 무슨 비석들을 세워 놓았는가 싶어서 그냥 지나쳤었네요.
내가 만나고 싶었던건 가장 오래된 녹차 나무를 만나고 싶었는데
시배지랑 나무는 따로 있는가 봅니다.
신부님 말로는 쌍계사 절 뒤편에 오래된 녹차 나무가 있다네요.
녹차 나무 만나러 다시 와야 될듯 합니다.
고산선사께서 칭송한 스무가지 글이
차 시배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서
시를 읊으며 걷는 재미도 있다는데 우린 그냥 패스합니다.
아버지 무슨 표정이세요?
차 마시는 거다. ㅎ
정자에 앉아서~
정자에서 내려다 본 풍경입니다.
산수유 꽃이랑~
차 시배지 한번 더 담고~
김치~
찰칵~
도로 점령하고 ㅎ
모녀보다 부자가 더 다정하게 보입니다.ㅎ
야생녹차의 고장에 왔으니 녹차는 마시고 가야지요.
소소다원에서~
소소다원 원장님이 직접 차를 재배하고 만든다네요.
우린 먼저 발효차를 마십니다.
차 걸름망 없이 그대로 마셔야지 차 본연의 맛을 느낄수 있다네요.
우전차는
차를 많이 담아주셨다고 하더니 짙은 쌉싸름이 침을 많이 고이게 합니다.
아버지
차 맛이 좋지예~
으으응 마덥따 ㅎㅎ
울 신부님은
오랜만에 제대로 된 녹차 마셔 보네요~
차 마시고 일찍 대구로 향한다고 나섰는데
어찌된 일인지 차가 꼼짝을 안하네요.
강 건너 도로는 차가 잘 가는데..
앞에서 사고가 났나?
그러기를 30분 이거는 아니다 싶어서
인터넷 하동 경찰서 검색해서 전화를 넣었지요.
사고가 난건 아니라네요.
차가 조금씩은 움직여야 되는데 그대로 서버린건 뭐냐고 하니
그래요? 그래요?
한꺼번에 차가 많아져서 그렇다고 알겠다고 그러네요.
그러고 한 10여분 있으니 조금씩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네요.
건너편 차들은 잘 가다가 서행이 되는듯 하고.
전화를 잘 했구만~~
조금씩 움직이다 서기를 반복.
나는 내려서 걸어가며 벚꽃 담고~
차를 엄청 마셨더니 화장실이 급해지네요.
이 근처 초등학교에 가서
화장실 좀 이용해도 되나요?
그러라고 쉽게 허락을 해 주네요.
우리차는 아직 내가 걸어온 것 보다 덜 내려왔네요.
신부님은 찻집에서 화장실 갔다가 가요? 했더니
화개장터 가서 가면 돼요~
2시간이나 지났는데 화개장터는 커녕 이러고 있으니 얼마나 급할까 싶어
내가 운전할테니 학교 화장실 다녀오시라 보냈더니
금방 돌아오네요.
학교 안 갔어요?
못들어 오게 하더랍니다.
조금만 더 가면 상가 화장실 이용하라고.
차가 밀려서 그런다고 하지요?
초등학교니까 남자가 그러는건 좀 그렇기도 하잖아요.
하는 수 없이 30분을 더 내려오니 상가가 있네요.
몇년 전 군대간 조카 면회하러 양구 가면서 차가 밀려 3시간이나 참으며 엄청 혼난 기억이 나네요.
화개장터 까지 오는데 3시간이나~
대구에 도착 하고도 남을 시간을 쌍계사 벚꽃길에서 다 보내고
화개장터 삼거리에 오니 경찰관은 한 분도 안보이고 점멸등만 깜빡이고 있네요.
평일 이지만 도로가 그렇게 막히면 교통정리는 해 주셔야 되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전화까지 했는데
너무하다 싶은 맘을 안고 아침에 왔던 길로 갑니다.
사진 찍기 좋은 명소가 여러군데 있어요.
섬진강이 보이는 벚꽃길에서 이렇게 담으며
오늘 하루의 벚꽃여행길 마무리 합니다.
신부님 고생 많았어요.
덕분에 아름다운 꽃길 아버지랑 함께 걸으며 추억 담고 왔네요.
2017. 4. 4.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