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가족여행 셋째날~~
오늘은 천부 성당에서 미사를 보는 날이다.
우리 육남매의 막내인 미카엘 신부님이 울릉도 여행 중에
직접 미사를 집전 한다.
다들 미사를 드리러 가고
신안이랑 제부랑 나는 섬 트래킹 한다고 삼선암 쪽으로 향했다.
걸어서 가는 해안 도로는 느림의 여유가 있어 더욱 운치가 있었다.
죽암 몽돌 해수욕장에 들러 큰 몽돌들의 따그락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바닷물에 발도 담궈보고........
삼선암까지 가려면 시간이 꽤 걸릴것 같아 되돌아 오는데
택시가 가던 길을 멈추며 우리더러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어온다.
우린 섬목까지 갔다가 천부리에 데려다 줄수 있느냐고 물어보니
얼마든지 된다며 빨리 타란다.
울릉도의 택시는 일반 승용차 택시가 아니고
짚차 택시로 되어있다.
길이 워낙에 가파르고 꼬불 하니 그럴수 밖에........
삼선암의 전설~~
선녀탕의 물빛이랑 해안 도로의 끝인 섬목~~
우리들만 구경하고 숙소로 갔다.
천부성당의 봉고 차를 우리가 쓰고 있었는데
오늘은 주일이라 주민들 차량 봉사를 해야하니
오후1시 까지는 차를 쓸수가 없어서
우리들은 바로 앞 천부항에 나가서 아이들은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해수 풀장에서 놀고
어른들은 바위틈에 있는 게를 잡아 보겠다고 임시 낚싯대를 만들어
마른 오징어를 미끼삼아 다들 정신이 없다.
울 막내 신부님은 오리발에 수경을 하고 바닷물에 풍~덩
성게가 보인다며 하나 잡아 보겠다고 몇번이나 물질을 해 보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성게가 도로 사람을 잡겠으니........
하나도 못잡고 수영만 하고.........
식당에 들러 홍합밥으로 점심을 먹고 울릉도의 마지막 여행을 하러 섬목으로 향했다.
몇시간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가이드가 된 마냥 신나게 설명해주는 울 동생~~~
첫날 섬목으로 향하다 낙석들이 심해서 되돌아 간 얘기~~
울릉도엔 섬 일주 도로가 이곳 섬목에서 끊겼다.
울릉도는 울릉읍인 도동과 저동이 있고 서면 북면이 있다.
우리가 머문 천부성당은 북면에 있고.........
북쪽에 있는 섬목에서 내수전 까지 4.5 킬로미터 구간이 워낙 절벽인 구간이라
아직 공사를 하지 못해서 섬 일주 도로가 여기서 끊겨 있단다.
섬목에서 저동에 있는 내수전 까지 차로 달리면 몇분이 채 걸리지 않을텐데.........
그런 거리를 다시 돌아서 나와야 하는 불편함이란...........
언젠간 도로가 생겨 나겠지~~~
어제 갈매기들의 환영을 받으며 돌아 보았던 죽도가 바로 앞에 있다.
왼쪽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인 관음도가 보이고........
오늘은 날씨가 맑아서 구경하기가 한결 가벼운 느낌이다.
다시 길을 돌려 태하리에 있는 모노레일울 타러 갔다.
개통한지가 일주일 정도 밖에 안된 객차가 두량인 아주 작은 .......
보기엔 아찔하지만 실제로 타 보니 별 스릴 없이 5분 동안........
객차에서 내려서 산책길을 조금더 올라가니 하~얀 태하등대가 우리들을 맞이해준다.
울릉도에 자생하는 향나무 군락지는 먼 발치에서 구경하고
내려다 보이는 바다 풍경은 얼마나 시원하던지........
내려 오는 길에는 울릉도 자생 나물인 취나물밭에 모노레일이 있다.
가파른 밭에 나물들을 심었으니 채취해서 내려 오기가 힘이들어
사람이 같이 타고 오르내리는 모노레일.......
초록의 싱싱한 나물들이 얼마나 싱그러운지
꼭 보성 녹차밭에 있는 느낌이 든다.
취나물 밭을 뒤로 하고 해안 도로를 달려 저동항으로 갔다.
오늘은 둘째 딸인 미숙이 생일이라서 케잌도 사고
간식거리도 사고 마실거도 더 사고.......
내수전 약수터에 들러 철분이 들어있는 약수도 마시고.........
이젠 나이가 드니 몸에 좋다는건 그냥~~ ㅎㅎ
울릉도엔 물이 풍부 하다더니 실감이 난다.
계곡에도 물길이 얼마나 힘찬지.......
저동을 뒤로 하고 도동항에 다시 와서
울릉도 특산물인 오징어랑 호박엿이랑 나물들을 사서 가게에 맡겨두고
산 오징어회를 사서 숙소인 천부성당으로 향했다.
통구미쯤 왔을 때 일몰이 너무 이뻐서 다들 내려
방파제에 앉아 바다속으로 들어가려는 해를 바라보며
오징어회를 먹는 그맛은..........
야채도 없이 초장만으로도 씹을 틈도 없이 그냥 넘어가버린다.
내일은 새벽 5시 배로 울릉도를 떠나야 되니 지는 해를 바라 보며
오늘 여행이 마지막이다는 마음에 아쉬움이 남는다.
풍경들을 가슴으로 담고 또 담아보고
눈으로 보고 또 보고........
식당에 들러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서
간단한 생일 파티를 안나 축일과 같이 하고
윷놀이 한판 하고 울릉도의 마지막 밤을 ............
새벽3시에 떠나야 하니 두시간 정도의 잠이지만.........
여행의 행복함을 안으며 울릉도의 마지막 잠을 청해본다.......
2008. 7. 27. 일요일.